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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호 뉴스레터 슬로푸드 칼럼

9월 3일
2분 분량

기후 재난과 슬로푸드운동의 대응

                                                    김종덕(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회장)

     

기후 위기가 기상이변을 넘어 기후 재난을 낳고 있습니다. 지금은 폭염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작년 겨울에는 눈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17년만에 최고로 많이 내린 작년 11월 첫눈은 농촌의 비닐하우스 시설재배 농장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습니다. 다른 때와 달리 물을 많이 포함한 무거운 눈, 게다가 많이 온 눈으로 비닐하우스가 무너졌고, 그 정도가 수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철거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눈으로 인한 축산농가도 피해가 컸습니다. 경기도 안성지역의 경우 총 1,815 농가 중 31%에 해당하는 570여 농가가 가축 피해를 입었습니다.

근래들어 해마다 계속되고 있는 폭염, 올해는 그 정도가 예년보다 더 심합니다. 전국 곳곳에서 최고온도가 섭씨 40도가 넘는 곳이 속출했고, 태국이나 베트남보다 더 더울 정도 였습니다. 폭염이 가져온 피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농작물이 고사하거나 수확할 수 없는 정도가 되기도 하고, 과수나무의 과일이 썩는다든지 자라지 않기도 하고, 축산 농장, 양식장에서 죽어나간 동물 및 어류도 엄청납니다. 해당 농민들은 경제적으로도 엄청 피해를 입고 있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나 심한 경우 트라우마를 겪기도 합니다. 밭에서 열사병 등으로 목숨을 잃은 경우도 여러 건 발생했습니다. 농민들이 기상이변으로 겪는 어려움과 피해는 이번 시기만 지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기에 걱정입니다.

직접 겪고 느끼는 것이지만 지구기후변화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고, 그 영향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지구기후변화보다는 지구기후위기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지금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지구기후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은 없고, 지구상의 모든 영역이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역으로 우리의 행동이나 생활방식 또한 지구기후위기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지구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현재 160개 국가에서 전개되고 있는 슬로푸드운동도 지구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슬로푸드 국제본부는 지구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Menu for Change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우리가 먹는 음식을 바꿈으로써 지구기후위기를 늦추거나 막는 것입니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82억명 모두 다 매일 같이 먹기에 이 캠페인은 매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슬로푸드 국제본부가 전개하고 있는 Menu for Change 캠페인은 세가지 활동을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째 푸드마일이 짧은 로컬푸드를 먹자는 것입니다. 로컬푸드는 글로벌푸드에 비해 이동거리가 짧아 수송에 필요한 화석연료를 적게 쓰기에 지구온난화 영향이 적습니다. 둘째 미래를 위해 조리하는 것입니다. 조리하게 되면 지구온난화를 심화시키는 글로벌푸드나 GMO 재료로 만든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적게 먹고, 지구온난화에 적게 영향을 끼치는 로컬푸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게 됩니다. 셋째, 슬로푸드운동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슬로푸드운동이 좋고, 깨끗하고, 공정한 먹을거리의 확산에 힘을 기울이고, 가족농 보호,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에 힘쓰는데, 이는 지구기후위기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슬로푸드 국제본부가 전 세계에서 진행하고 있는 방주 프로젝트도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입니다. 맛의 방주는 비록 상품성은 떨어지지만, 지역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식재료, 사라질 위기에 직면한 식재료를 등재해 지키는 것으로, 2026년 8월 13일 기준 전 세계 6,800개, 우리나라의 경우 131개가 등재되었습니다. 슬로푸드운동은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기후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종자 등을 발굴해 지키고, 기후 위기 시대에 이를 활용하도록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금 세계수준에서 상업화된 종자들은 생산성은 높지만, 기후 변화에 취약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인류가 이러한 종자에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식량불안정과 식량위기가 불가피한데 슬로푸드 운동은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기후위기에 대한 슬로푸드운동의 대응은 우리를 위한 것을 넘어 우리 후손들을 위한 것입니다. 지역을 지키는 것이지만, 또 지구를 지키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 막중한 일을 하는데 소수가 아닌 보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지구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슬로푸드운동에 함께 해주기를 권하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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