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뉴스레터 슬로푸드 칼럼
- 슬로푸드코리아

- 7월 6일
- 2분 분량

종자 자유 위협 요인과 대응
글 김종덕(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회장)
종자 자유(Seed Freedom)는 농민들이 종자 파종, 개량, 보존, 판매와 관련되어 갖는 자유를 말합니다. 농업이 시작된 이후 농민들은 자기가 재배한 수확물에서 씨앗을 받아 이듬해 다시 심는 '채종'의 권리를 가졌습니다. 또 종자를 개량해 사용했고, 종자를 교환 및 판매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산업화와 도시화가 이루어지고, 농업사회가 산업사회가 되면서 농민들이 오랫동안 누려왔던 종자 자유(Seed Freedom)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농민들의 종자 자유를 위협하는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산업형 농업의 확산과 단일 작물 재배입니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산업형 농업의 확산으로 농민들은 생산성이 높은 작물의 종자를 파종하게 되었고, 이러한 파종은 유전적 다양성을 가진 종자에 대한 관심, 종자 보존을 멀리하게 했습니다. FAO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전 세계 작물 다양성의 75%가 이미 사라졌습니다.
둘째, 기업의 종자 독점과 시장 집중화입니다. 현재 바이엘(Bayer), 코르테바(Corteva), 신젠타(Syngenta), BASF 등 4개의 거대 기업이 전 세계 상업용 종자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셋째, 지식재산권(IP) 및 법적 규제의 강화입니다. 종자가 '인류의 공동 유산'이 아닌 '사유 재산'으로 취급되면서 법적 규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유전자 조작(GMO)이나 특정 육종 기술이 적용된 종자에 특허가 부여되면서, 농민이 수확한 씨앗을 다시 심는 '자가 채종'이 법적으로 금지되거나 고액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 규정에 따라 신품종 육성자의 권리가 강화되면서, 전통적인 종자 교환이나 판매 행위가 불법화될 위험이 증가했습니다. 넷째, 기후 위기입니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특정 지역에 특화된 토종 종자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지거나, 종자 비축 시설이 자연재해로 파괴될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섯째, 디지털 염기서열 정보(DSI)의 사유화입니다. 최근에는 물리적인 씨앗뿐만 아니라 씨앗의 '유전자 정보' 자체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전통 종자의 유전자 정보를 디지털화하여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이를 바탕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선점하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종자의 원래 주인인 지역 공동체나 농민들은 소외될 수 있습니다.
종자 자유에 대한 위협은 농민들의 종자 권리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먹는 음식의 다양성과 안전성, 지역 정체성을 해치게 됩니다. 종자 자유는 농민들은 물론이고 좋고, 깨끗하고, 공정한 음식을 먹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농민들이 종자 자유를 가지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농민들이 스스로 씨앗을 보존하고 나누게 되는데 '종자 나눔'은 농가의 경영 부담을 줄이고 대기업 의존도를 낮춥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국가나 지역사회가 종자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게 되고, 외부 환경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토종종자를 보존하고, 생물다양성을 유지해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에 기여 할 수 있습니다. 농민들이 종자 자유를 가지면, 해당 지역의 음식과 음식 문화와 역사의 지속에 기여합니다. 전통음식과 식문화는 지역 종자가 보존되고, 재배되고, 조리에서 이용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종자 자유가 중요하기에 세계적으로 종자 자유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슬로푸드운동의 종자 보존이 대표적인데, ‘맛의 방주(Ark of Taste)’는 멸종 위기에 처한 지역 특산품과 종자를 기록하고 등재하여 보존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우리나라 토종 씨드림 (Seed Dream)은 민간 차원에서 토종 씨앗을 수집하고, 이를 농가와 시민들에게 보급하는 단체인데, 전국 각지의 할머니들이 대물림해 온 씨앗을 채집하고 기록합니다. '씨앗 나눔'을 통해 직접 토종 작물을 기르고, 수확 후 다시 씨앗을 채취해 일부를 반납하는 방식으로 순환을 돕습니다. 우리나라 토종씨앗도서관 활동도 주목할 만합니다. 지역 주민들이 씨앗을 빌려 가서 농사를 지은 뒤, 수확 후 다시 씨앗을 반납하는 형태의 공동체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종자 자유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단체들의 활동 이외에도 개인들이 종자 자유를 지키기 위한 실천이 있는데, 시장이나 직거래 장터에서 토종 농산물을 선택하여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품종을 재배하는 농가에 큰 힘이 됩니다. 또 텃밭이나 베란다에서 직접 작물을 키우며 씨앗을 받아보는 것도 종자 자유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해 종자 자유를 지지하게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