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호 뉴스레터_슬로푸드 칼럼
- 슬로푸드코리아

- 4월 15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5월 7일
2026년 4월호 뉴스레터_슬로푸드 칼럼


슬로푸드, 동물 복지를 넘어 사랑으로
김종덕(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 회장)
오늘날 슬로푸드는 좋고, 깨끗하고, 공정한 음식을 넘어 사회운동이자 철학입니다. 슬로푸드는 음식은 물론이고, 농업, 축산업, 동물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슬로푸드는 그 운동의 초창기부터 동물, 동물복지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슬로푸드 운동이 국제화되는 데는 영국에서 발병한 광우병 확산이 주요하게 작용했습니다. 광우병은 위가 4개이고, 초식동물인 소에게 양의 내장으로 만든 사료를 먹인 결과로 생겨났습니다. 광우병은 소에게 생긴 병이지만, 소의 관점에서 보면, 풀만 먹던 소가 동물성 사료를 먹게 되면서 몸에서 반응한 것입니다. 광우병은 소의 문제가 아니라 소를 키운 방식,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인 사육방식이 문제였습니다. 여하튼 광우병이 문제가 되고, 공포를 가져오자, 슬로푸드, 이탈리아에서 키운 안전한 쇠고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관심은 슬로푸드운동의 확산에 동력이 되었습니다.
슬로푸드 운동에서는 동물들이 우리의 음식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러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동물 복지를 넘어, 우리는 동물들에게 존중을 베풀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슬로푸드의 이러한 언급은 오늘날 사람들이 먹는 동물성 고기 생산방식, 특히 동물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고기를 많이 먹게 되면서, 즉 엄청나게 고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장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공장식 축산이 자리하게 되었고, 이러한 생산방식에서 소, 돼지, 닭은 사료를 동물성 고기로 만드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가급적 비용을 적게 쓰며,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동물들을 좁은 우리에 가두고, 가급적 덜 움직이게 하고, 빨리 살을 찌개 하는 곡물사료를 먹이고, 또 전염병 예방과 질병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육방식에서 동물들은 희생되고 있습니다. 동물들만 회생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동물들에게 곡물사료를 많이 먹이면서 사람들이 먹어야할 곡물 식량에 부족을 야기하기도 하고, 공장식 축산에 의한 과도한 물사용이 물 부족을 가져오고, 사육동물의 엄청난 량의 배설물이 토양 오염은 물론이고,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대규모 공장식 축산은 기존의 축산에서 있었던 사람과 동물, 특히 농부와 동물과의 관계를 망가뜨리고, 소규모로 축산을 하던 농민들을 축산에서 몰아내고, 농업에서 경종과 축산의 순환적 관계를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지배적인 가운데 우리나라 슬로푸드 회원들의 동물을 대하는 방식이 동물복지를 넘어 동물을 존중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파주 현인농원 홍승갑 회원, 논산에서 오계를 키우는 이승숙 회원, 장흥 풀로만 목장의 조영현 회원의 동물존중과 동물 사랑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파주 현인 농원의 홍승갑 선생님은 지난 50년 이상을 우리나라 재래닭 복원을 위해 헌신해온 분입니다. 일제시대에 사람만 탄압받은 것이 아니라 동물, 특히 닭도 핍박을 받았다고 하시면서, 일제 강점기에 핍박받아 사라진 중부 재래닭을 복원하기로 하고, 사재를 들여 14개 종을 복원하고, 이중 흑계는 FAO에 등재했고, 14종 전부를 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등재했습니다.
논산에서 천연기념물인 오계를 키우고 있는 이승숙 회원은 부친의 오계 농장을 이어받아 어려운 여건에서도 천연기념물이자 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등재된 오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승숙 회원의 오계 사랑은 매년 거행하는 오계 위령제에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보통 위령제하면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는 행사인데, 이승숙 회원은 평소 오계를 자녀 대하듯이 대하고, 죽은 오계에 대해 해마다 위령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장흥 풀로만 목장의 조영현 회원은 소를 소답게 키우기 위해 소에게 곡물사료를 먹이지 않고 최고의 풀만 먹입니다. 그래서 목장 이름도 풀로만 목장입니다. 얼마전 KBS 5부작 인간극장에서 “소는 내운명”으로 소개되었는데, 각각의 소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자식 대하듯이 이름으로 소를 부르고 대합니다. 17년간 목장 생활을 같이한 소들에게는 은퇴식을 열어주고, 은퇴한 소에게는 자연사 할 때까지 키우고, 죽은 후에 이를 매장하고 있습니다.
이상에서 소개한 세분 말고도 슬로푸드 정신과 철학을 가지고 동물들을 대하고 다루는 슬로푸드 회원들도 꽤 있습니다. 이분들이 동물들을 대하는 방식은 동물복지를 넘어 동물에 대한 존중이며, 사랑입니다. 동물에 대한 배려와 따듯함입니다. 이분들을 통해 슬로푸드운동이 따듯한 운동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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