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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호 뉴스레터_슬로푸드 칼럼

사찰음식과 슬로푸드운동 

김종덕(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회장)

     

요즈음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2025년에 있었던 사찰음식 축제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사찰음식 명장인 선재스님이 흑백요리사에 나온 이후 사찰음식이 더 많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사찰음식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는 것은 사찰음식의 특성과 지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찰 음식은 음식을 만드는 과정부터 섭취하는 순간까지를 수행의 연장선으로 보는 '선식(禪食)'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그 핵심적인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오신채(五辛菜)의 엄격한 제한 2) 육류와 어패류의 배제 (채식 원칙) 3) 천연 조미료와 발효 식문화 4)약식동원(藥食同源)과 친환경성입니다. 사찰음식과 음식문화는 오늘날 음식과 식문화에서 새롭게 지향하고 있는 0 km 음식, 지역음식, 제철음식, 조리한 음식을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지금은 전세계적에서 먹을거리 운동이 된 슬로푸드운동에서도 사찰음식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 다음을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사찰음식이 슬로푸드운동에서 말하는 좋고(good), 깨끗하고(clean), 공정한(fair)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좋은 음식의 기준은 건강에 이롭고 맛이 있는 것을 말하며, 깨끗한 음식의 기준은 환경과 생태를 해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공정한 음식의 기준은 생산자에게 공정한 보상을 한 음식을 말합니다. 둘째, 사찰음식에서 실천하는 음식물 잔반을 남기지 않는 발우공양이 음식물 낭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슬로푸드운동과 맞기 때문입니다. 슬로푸드운동에서는 음식물을 낭비하는 것은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자 농민들의 수고를 헛되게 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셋째, 사찰음식은 지역,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슬로푸드운동에서는 대규모로, 국제적 유통을 위해 생산하는 글로벌푸드를 문제삼고, 지역의 가족농들이 제철에 생산하는 식재료, 그것으로 조리한 음식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지역, 제철식재료로 만드는 사찰음식은 슬로푸드운동에서 말하는 진정한 음식, 즉 슬로푸드라 할 수 있습니다. 넷째, 사찰음식은 우리나라 사찰음식은 장류 등을 포함 국산 식재료로 직접 만들기에 유전자 조작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슬로푸드운동에서는 유전자조작에 반대하고, 유전자조작이 아닌 식재료 사용을 중시합니다.따라서 사찰음식은 슬로푸드운동이 제시하는 규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다섯째, 슬로푸드운동에서는 채식을 고집하지 않지만, 지구온난화, 동물복지 등을 위해 고기를 적게 먹는 슬로미트(Slow Meat)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슬로미트는 지역에서 생산된 좋은 고기를 적게 먹자는 것입니다. 육식을 금하고 채식을 하는 사찰음식은 슬로푸드의 음식철학에 부합된다는 점에서 슬로푸드운동에서 주목하는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섯째, 슬로푸드운동에서는 조리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가공식품, 맞춤형 식품이 지배적인 세상에서 조리해야 음식과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 사찰음식이야 말로 가공식품, 맞춤형 음식과 거리가 멀며, 정성드려 조리한 음식이기에, 슬로푸드운동과 친화력을 갖는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는 불교문화사업단과 MOU를 맺었고, 불교문화사업단과 함께 사찰음식을 국내외에 알리는데 힘써 왔습니다. 다음은 그중의 일부입니다. 첫째, 2013년 10월 개최된 남양주 슬로푸드국제대회(아시오 구스토)에서는 불교문화사업단이 사찰음식관을 설치해 국내외 참가자들에게 사찰음식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둘째, 2014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2014 테라마드레, 살로네델 구스토에서는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와 불교문화사업단이 공동으로 사찰음식 식당을 운영하고, 발우공양을 선보임으로써 슬로푸드 국제대회 참가자들에게 사찰음식, 사찰음식문화를 널리 알렸습니다. 셋째, 2015년 11월 킨텍스에서 열린 2015 아시아 태평양 슬로푸드 국제대회 개막식에서는 선재 스님이 주관해 450명의 국내, 국외 참가자들이 발우공양을 해 관심을 끌었고, 언론에 주목을 받았습니다. 발우공양에 참가했던 외국인들은 아직도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넷째, 2025년 6월에 양재동 aT센터에서 제 4회 사찰음식 대축제에서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는 부스 운영으로 참여했고, 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등재된 청태전(돈차)도 시음 행사를 가졌습니다. 또 슬로푸드에 관심을 가잔 스님들과 대화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우리나라 사찰음식은 1,7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된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음식으로는 우리의 사찰음식만한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찰음식은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고. 건강과 생태 및 환경,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완전한 음식입니다. 사찰음식의 가치를 알고, 이를 널리 알리고, 이를 지키는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겠습니다.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에서도 사찰음식을 알리는데 적극 나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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