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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소개] 고화순 하늘농가(주) 대표/대한민국 전통식품명인

나물류 제조 경력이 20년이 넘는 베테랑인 고화순 회원은 특히 고사리나물 복원을 위해 고증 문헌까지 샅샅이 살피는 등 부단히 애를 썼다. 그 결과, 지난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하는 대한민국 전통식품명인 90호에 선정되었다. 현재는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에 나물류를 주상품으로 하는 사업체 하늘농가(주)를 운영중이다.



Q. 나물류 제조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


나는 1969년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왕피리에서 태어났다. 서쪽으로는 통고산(1,066m)이 북쪽으로는 천축산(653m), 남쪽으로는 대령산(652m), 동쪽으로는 남수산(437m) 등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외부와는 단절된 오지이다.


이 지역은 산촌으로 나물밥이 유명했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1대), 친정어머니(2대)와 함께 어렸을 때부터 산과 계곡으로 나물을 채취하러 다녔고, 나물을 손질하여 건조하는 방법, 나물이 가진 영양분을 그대로 살리면서 삶는 방법, 통통하고 쫄깃하며,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는 비법에 대하여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었다.

1997년 학교급식 식자재 유통사인 D회사에 취업해 농산물 수발주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가격이 싼 중국산 농산물이 밀물처럼 밀려 올 때이다. 이때 고향 울진에서 도라지를 생산하는 부모님이 판로에 애로를 겪고 있고 있었다. 나는 바로 국산 도라지를 브랜드화 학교급식에 납품을 했다. “아이들이 무슨 도라지를 먹겠냐고”고 했던 사업이 의외로 날이 갈수록 주문량이 늘었다.


1998년부터 창업하여 도라지, 고사리 등 나물류를 가공․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하늘농가』브랜드를 개발해 고품질․고품격 국산 나물류로 차별화를 꾀했다. 현재 우리 하늘농가(주)는 전남 구례, 경남 남해, 충남 부여, 강원 영월 등지의 800여 농가와 나물류 계약재배로 수도권 5,000여 곳의 초․중․고교와 기업구내식당 등에 납품해 2021년 13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업 내 식품연구실과 나물문화연구소를 개설해 ‘소스가 있는 나물 9종’과 ‘나물비빔밥’등 상품을 만들어 미국, 영국, 호주, 홍콩 등지에 수출도하고 있다. 2017년 나물류로는 국내 최초로 3천만 원을 시작으로 2022년 5월까지 총 6억8900만원의 수출을 했다.

지난 3년 코로나19로 인해 매출감소는 있었지만 감원 없이 70여 명의 남녀노소 차별 없는 고용을 유지해 지역경제발전에 함께하며, 안전한 농식품 생산․가공․공급을 위해 GAP·HACCP·경기도우수식품G마크 등 정부인증을 받았다.


Q. 나물류 제조 복원이 갖는 의미


먹을 것이 부족했던 우리 선조들은 채소가 없는 추운 겨울에 영양소를 보충하고 열량을 돋우려고 나물을 말려서 묵혀 두었다가 이듬해 먹었다. 이를 묵나물이라 한다. 특히 정월대보름에 이 묵나물과 함께 오곡밥을 해먹는데 햇볕에 말린 여러 가지 나물을 물에 잘 우려서 삶아 나물로 볶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고 무병장수한다는 관습이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절기를 놓치면 신선한 농산물을 구하기가 힘들다. 옛날에는 비닐하우스, 냉장고가 없어 더욱 그랬다. 긴 겨울 동안엔 신선 채소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묵나물은 겨울철 귀중한 식재료였다.


봄철에는 고사리, 다래순, 달맞이순, 망초대, 삼잎국화, 눈개승마, 쑥부쟁이, 방풍나물 등을 채취해 말려 두고, 여름철에는 취나물, 질경이, 부지갱이, 피마자잎(아주까리), 곤드레(고려엉겅퀴) 등을 채취해서 갈무리 해 둔다. 가을에는 가지말랭이, 호박오가리, 무말랭이, 도라지, 고구마줄기, 토란대, 무시래기, 유채, 고추잎 등을 썰어서 또는 그대로 말려 보관해 먹었다.


나물류는 말려 보관하면 효소작용과 미생물의 활동을 억제해 변질과 부패를 막아 준다. 햇볕에 말리는 과정에서 비타민D와 엽산이 생기고 비타민도 풍부해진다. 의당 수분함량은 적어지지만 단맛은 더 강해진다. 여기에 무기질, 식이섬유, 미네랄 등 영양분은 더 많아져 최고의 건강식품이 된다.


이러한 나물류가 서구화되어가는 식생활로 인해 현대인에게 잊혀가는 식재료가 되었다. 특히 인스턴트식품에 입맛이 길들여진 젊은 청년들은 나물류가 건강식품이고, 영양분이 풍부한 고품위 음식이지만 먹기를 기피하는 실정이다. 또 가장주부를 비롯한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함에 따라 일상생활에 바빠 조리에 장시간이 소요되며, 요리하는 절차가 번거로워 간편식 위주의 식단을 선호하는 추세로 전통 나물류를 요리해 먹지 않는 경향이 많다.


이에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 우리나라의 나물류에 대한 가공과 요리비법, 맛 등을 보전․계승․발전시키며, 건강식품의 보급 확대를 위해 우선 고사리의 뜯는 법, 삶는 법, 잘 말리는 법, 묵은 냄새를 제거하는 법 등을 배운 후 현존하는 요리책 중 가장 오래된 조선 전기의 『산가요록(山家要錄)』을 참고하여 전통 그대로의 고사리나물 제조법을 복원하게 되었다. 고사리나물 외에도 가지나물, 박나물, 도라지나물, 호박나물, 취나물, 곤드레나물 등 6종의 전통 묵나물 복원제조 기능도 보유하고 있다.


전통 나물류의 제조복원과 아울러 대중적 소비확대를 위해 간편식 가정식 대체제품(Home Meal Replacement)을 개발했다. 소비자들이 추가적인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고, 편리하게 연중 상시적으로 먹을 수 있게 했다. 나물류는 국민건강기여, 농가소득증대, 지구자연보호 등 1석 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귀한 자원이 되었다. 더나가 “우리민족의 나물문화를 세계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재시켜 한국의 우수한 전통식품의 문화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어”나물산업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것이 소망이다.


" 고사리는! "


  •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산나물로 소득작목이다. 고사리 재배지는 논이나 밭 같은 경작지에서 재배하기보다 산에서 재배한 것이 바람직하다. 산지 재배의 장점은 우선 산이란 청정하고 신선한 느낌으로 경작지에서 재배한 고사리보다 월등한 소비와 가격 경쟁력이 높다. 특히 소나무류 솎아베기 지역에 심을 수 있어 산림경영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산채류이다.

  • 고사리는 군락을 형성하여 뿌리가 토양을 흡착하는 능력이 뛰어나 산불피해지, 산사태피해지 등 훼손지 복구에도 우수한 식물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응할 환경보전 및 오염저감 대책에도 최적의 작목이다. 한반도 산야에 울창한 고사리 군락지가 조성되어 공기정화, 산사태예방, 자연경관보호 등 공익적 기능으로 우리 삶에 큰 혜택을 줄 수 있다.


Q. 고화순 회원이 생각하는 슬로푸드란


나는 전통식품 산업분야에서 일하고 있어 슬로푸드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원론적으로 슬로푸드(slow food)는 패스트푸드(fast food)와 대립되는 운동으로 음식의 조리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표준화 된 음식 맛, 미각의 획일화를 지양하고, 지역과 문화적 특성에 맞는 전통 음식과 다양한 식생활 문화를 추구하는 운동으로 알고 있다.


더 살펴보면 사라져 가는 전통 음식과 재료들을 지키며 패스트푸드처럼 단순히 배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시간에 따라 성장한 제철 유기농식품으로 화학적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정성스럽게 만들어 그 음식에 대해 생각하고 음미하며 건강하게 먹고 마시는 전반적인 식습관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정성이 담긴 전통음식으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되찾자는 취지로 이해한다.


현대인들은 이미 패스트푸드에 매료(魅了)된 상태이다. 더더욱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 생활에 많은 부분이 변화되었다. 그 많은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우리의 식생활 문화의 변화일 것이다. 배달 문화 확산으로 ‘집밥’이 사라져가고 집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 밀키트 제품이 성행하고 있다. 이처럼 패스트푸드의 확산은 국산보다 값싼 외국식품에 우리 식탁이 점령당하면서 우리 농민들이 만드는 신선한 채소와 곡식은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우리 고유 종자와 식재료들은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따라서 슬로푸드 운동은 로컬푸드의 이용과 밀접하게 연계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지역의 기후, 토양, 문화 등을 기반으로 한 지역농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로컬푸드와 상반되는 개념인 글로벌푸드는 지구 반대편에서 생산․운반되는 경우 장거리 수송을 위해 농산물이 성숙하기 전에 미리 수확하거나, 수송 중에 부패를 막기 위해 방부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등 무엇보다 식품안전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로컬푸드의 장점은 지역문화와 생산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안전먹거리라는 점이다.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어디서 어떻게 재배되고 수확되는지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생산자는 판매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영농을 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보다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앞으로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에서 로컬푸드와 연계 전통 음식문화 보전과 올바른 식(食)생활교육 등에 힘써 식량 자주권 확보와 국민건강을 보호해 주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