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카를로 페트리니: 우리를 하나로 연결해 준 심장
- 슬로푸드코리아

- 6월 5일
- 2분 분량

카를로 페트리니: 우리를 하나로 연결해 준 심장
오늘날 우리는 우리를 상징하는 달팽이를 탄생시킨 그의 사상과 지혜, 그리고 창의성이 가진 진짜 힘을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주저 없이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 시대의 위대한 선구자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카를로는 우리 시대 가장 명석하고 독창적인 대중 지식인 중 한 분이셨습니다. 그는 왕이나 교황, 농부, 목동, 어부, 혹은 학생 그 누구와 마주하더라도 결코 목소리 톤을 바꾸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가 구사한 언어는 단 하나, 바로 '인류애'라는 인류 보편의 언어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마주하는 모든 이들이 존중받고 있고, 가치 있으며, 꼭 필요한 존재라고 느끼게 만드는 드문 재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 아니라 존엄과 경청, 그리고 공동의 목표에 뿌리를 둔 '진정한 공동체'를 일구어냈습니다.
공공의 이익과 인간관계, 그리고 자연계에 대한 깊은 책임감을 지닌 선구적인 지도자였던 카를로는 슬로푸드와 테라마드레, 그리고 미식과학대학교를 설립했습니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그는 지구촌 구석구석의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며, 모두를 위한 좋고, 깨끗하고, 공정한 음식의 가치에 기반한 글로벌 운동을 대지에 실현했습니다.
이 비전의 중심에는 늘 테라마드레가 있었습니다. 카를로는 테라마드레를 생물다양성과 전통을 지키는 파수꾼인 식품 생산자들이 함께 만나 아이디어를 나누고 해결책을 찾는 공간으로 상상했습니다. 그는 그들이 결코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고 느끼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이들을 한자리에 모음으로써, 그는 연대와 지식, 그리고 희망으로 지탱되는 글로벌 네트워크라는 가장 구체적이고도 인간적인 결실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카를로는 변화란 언제나 즐거워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슬로푸드 네트워크가 모이는 축제의 순간들, 함께 음식을 나누고 웃으며 토론하던 시간들을 진심으로 사랑했습니다. 그는 식탁에 함께 앉는 행위가 단순히 몸에 영양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서로를 연결하는 행위임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에게 음식은 언제나 관계를 맺고, 소속감을 만들며, 몸과 영혼을 모두 살찌우는 통로였습니다.
"유토피아를 심는 자는 현실을 수확한다(Those who sow utopia reap reality)"라고 그는 자주 말하곤 했습니다. 이 한 문장은 그의 삶의 본질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카를로는 꿈이 정의롭고, 공유되며, 확신을 가지고 추진될 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선구적인 사상과 구체적인 행동을 결합하고, 늘 협력과 공감, 형제애에 뿌리를 두며 이 믿음을 삶으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1980년대 이탈리아 시골 마을의 작은 친구들의 모임에서 시작해, 그는 오늘날 수백만 명의 삶에 닿는 거대한 운동을 일구어내셨습니다. 그는 오늘날의 슬로푸드가 있기까지 이를 상상하고, 건설하고, 키워내는 데 평생을 바쳤습니다. 그의 상실은 우리 조직뿐만 아니라, 그의 곁을 함께 걸으며 그에게 영감을 받고, 도전을 받으며, 가르침을 얻는 특권을 누렸던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헤아릴 수 없는 큰 아픔입니다.
이 슬픔의 순간, 우리 각자는 카를로 회장님과 함께 나눈 개인적·공동의 역사에 따라 저마다의 방식으로 슬픔을 마주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를 기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그가 늘 우리에게 요청했던 것, 즉 하나로 뭉쳐 우리의 항로를 굳건히 유지하고, 우리가 거대한 보물의 파수꾼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슬픔을 새로운 다짐으로 승화시킵시다. 그가 그토록 깊이 믿었던 가치들을 가슴 깊이 새깁시다. 그가 꿈꾸었던 미래를 향해, 다 함께 계속해서 새로운 음식 시스템을 만들어 나갑시다.
카를로의 에너지와 관대함, 그리고 평생에 걸친 헌신은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이정표로 남을 것입니다. 그의 유산은 더 나은 음식 시스템이 가능하다고 믿기로 선택한 모든 공동체, 모든 경작지, 모든 주방, 그리고 모든 청년의 삶 속에 계속해서 살아 숨 쉴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유산은 그가 사람과 문화, 그리고 세대 사이에 정성껏 연결해 놓은 단단한 유대 속에서 영원히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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