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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청춘] 좋은 먹거리와 이웃을 잇는 'Hand in Hand' 프로젝트

슬로청춘은 2013년부터 시작된 청년 단체로 좋은 먹거리란 무엇인지 공부하고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시장 규격에 맞지 않아 버려지는 농산물을 알리는 행사인 ‘요리가무’ 와 슬로푸드의 이념인 좋고(good), 깨끗하고(clean), 공정한(fare) 음식과 식재료를 공부하는 모임 ‘슬로청춘 아카데미’, 술을 매개체로 슬로푸드를 전하는 프로젝트인 ‘술로청춘’ 등의 활동을 해왔다. 지난 6월 말 진행한 프로젝트 Hand in Hand는 상품성이 떨어져 버려지는 좋은 농수산물을 활용해 이웃과 나누는 활동으로, 한부모 가정 100곳에 밀키트를 전달했다.


Hand in Hand 프로젝트 이미지

Q. Hand in Hand 프로젝트가 무엇인가요?

  • [한우석] 올해 초 우연히 결식아동에 대한 기사를 봤어요. 코로나라는 현상에만 집중하다보니 이 바이러스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진 주변 사람들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밥을 챙겨 먹기 힘든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알아보다가 '진원무역'에서 '가온'이라는 한부모가정협회를 소개받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정유진] 휴교일이 늘어날수록 아이들의 우울감이 증가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접하고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한끼의 식사보다 보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메뉴를 구성해 밀키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Q. 한부모가정을 대상으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한우석] 한부모 가정에 대한 생각을 평소에도 많이 했어요. 분명 한부모 가정이 아니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죠. 하지만 한부모 가정은 다른 취약계층보다 사회적인 지원을 받는 경우가 적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마음이 먼저 갔습니다.

  • [정유진] 뿐만 아니라 팬데믹으로 미혼모 가정의 소득은 감소하고, 돌봄 부담은 증가했다는 기사도 봤어요. 주변에 아이를 낳은 친구가 있어서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혼자 생계유지와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미혼모들이 대단하기도 하고 그들에게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었어요.



Q. 밀키트 식재료는 어떻게 마련했나요?

  • [한우석] 저희 슬로청춘은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농산물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요리가무'라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시민들을 대상으로 청계천과 양재AT센터(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야외로 진행하는 행사 뿐만 아니라 작가들과 협업해서 전시를 여는 등 다양한 형식으로 버려지는 농산물을 알리는 활동이죠. 이번 Hand in Hand 프로젝트는 요리가무의 2021년 버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땨때문에 Hand in Hand 프로젝트의 밀키트 재료는 행사 취지에 맞게 못난이 농산물, B급 농산물로도 알려져 있는 시장 규격에는 맞지 않는 농산물을 최대한 사용하고자 했어요.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회원이신 농부님들께서 저희 행사의 취지를 들으시고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해주셨고, 식료품 지원 등 후원도 많이 해주셨어요.

Q. 먹거리에 대한 슬롳로청춘의 철학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한우석] '왜 이게 좋은 음식인지, 정말 그러한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의견을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닌 먹거리에 대해서 자기표현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가서 장 볼 때를 떠올려보세요. 내가 어떤 오이가 좋은 오이인지 모르면 결국엔 겉모양만 예쁜 오이를 고르지 않을까요? 선택할 때 '왜 선택했는지' 기준을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정유진] 사람들은 외적으로 보여지는 옷이나 가방, 전자기기 등은 원가를 따지지 않고 소비하지만, 유독 음식과 식재료는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우리가 먹는 것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알지 못하고 저렴한 가격만 생각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농약 사용이나 공장식 축산을 지지하는 소비를 하게 되죠. 최소한 나의 소비 선택이 환경과 동물에 덜 해로운 선택이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식재료의 생산, 유통과정 전반의 흐름을 알아야 하고요.

Q. 환경문제까지 고려한 밀키트 포장재료가 눈에 띕니다.

  • [정유진] 시중에 밀키트 상품이 늘어난 것은 편리성 때문이죠. 또 그 편리성과 신선도 유지를 위해 식재료를 개별포장하고 용기에 담아 아이스팩을 넣은 아이스박스에 배송하지요. Hand in Hand 프로젝트는 한부모 가정과 농부의 마음을 연결해 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자 시작한 행사인데, 뜯자마자 쓰레기가 되는 아이스박스, 아이스팩, 플라스틱 용기 사용에 일조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때문에 종이 보냉박스와 다회용 밀폐용기를 사용했고, 아이스팩은 얼린 생수로 대체했죠. 사용하지 않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최대한 환경에 피해를 덜 주는 쪽에 서고 싶었어요. 저희가 플로깅(plogging)을 진행하는 이유도 같아요. 생활 속에서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게 되는 쓰레기를 '줍기'라도 하면서 자기반성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요?

  • 프로젝트 이름을 짓느라 며칠을 고민하던 중에 코리아나의 '손에 손 잡고'라는 노래가 떠올랐어요. Hand in Hand 라는 프로젝트명은 이 노래에서 탄생했죠.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 서로 사랑하는 한 마음 되자 손 잡고'. 모든 사람을 다 도울 수는 없겠지만, 이 가사처럼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고 서로의 마음을 모은 밀키트로 진심을 전하고 싶었어요. 코로나로 모든 것이 벽에 막힌 것 같지만,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달한 것 같아 뜻 깊었어요.

  • [정유진] 바쁘게 살다 보면 주변을 놓치기가 쉬운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소외계층이라는 단어가 제 일상으로 들어왔어요. 결식아동 뿐만 아니라 제가 살고 있는 서울시 강북구가 서울에서 고령화율이 가장 높다는 것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농촌을 다니다보면 농촌의 어르신들과 도시의 어르신들은 비슷한 연령대임에도 눈빛이 다르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농촌은 농업 중심이라 자발적인 고용이 가능하지만, 도시의 어리신들은 비교적 일자리가 적기도 하고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여가 활동도 하기 힘들고요. 때문에 다음 프로젝트는 슬로푸드를 통해 도시와 농촌의 어르신을 연결하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사회의 소외된 분들과 나를 분리하지 않고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요.


Q. 향후 슬로청춘의 활동계획이나 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황주연] 2021년 슬로청춘은 플로깅, 술(酒)로청춘, 독서모임 등 계획한 행사를 통해 슬로푸드를 많은 분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표에요. 향후 슬로청춘은 슬로푸드를 다양한 방법으로 전하고 알리는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해요. 이번 프로젝트는 협회 회원분들의 많은 도움이 있어서 가능했어요.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소통과 연대의 가치를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앞으로 더 많이 연대하고, 연대의 기쁨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요. 그 시간들을 함께 하고 싶은, 슬로푸드를 사랑하는 청년들이 있다면 협회로 언제든 연락 주세요!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 슬로청춘 구성원 소개

[황주연] 와인업에 종사 중이며 한국 술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2021년 슬로청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한우석] 현업에서 요리를 하고 있고, 슬로청춘에서는 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총 책임으로써 기획과 운영을 맡았습니다.

[정유진] 식품 회사에서 식재료를 연구 중입니다. 독서모임을 운영중이며, 우석님을 도와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심찬] 슬로청춘 활동에 참여하며 선교단체와 생태환경문화잡지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유다샘] 슬로청춘 활동에 참여하며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식문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석영] 작년에 슬로청춘 회장을 맡아 활동했고, 주연 님과 함께 술(酒)로청춘을 진행했습니다.